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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이자 푸념

창가에서 바라본 특별한 세상 (Feat. 버스 여행, 미생)

by 유배엥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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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공원 잔디밭

 

오늘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제목에는 거창하게 버스 여행이라고 썼지만 사실상 회사 업무 중 하나인 교육을 다녀왔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통근 버스가 잘되어 있는 편이다. 평택, 화성, 동탄, 기흥, 수원, 서울 등 어느 곳이든 편하게 출퇴근이 가능할 정도로 잘되어 있다. 이렇게 잘되어 있음에도 나는 평소 자차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집에서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앞선 포스팅에도 말했듯이 나는 평택에서 교대근무를 하면서 근무 중이다.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면서 근무하지만 이렇게 한 번씩 달달한 교육이 잡힌다. 평택 캠퍼스에서도 교육을 하긴 하지만 이번에 다녀온 교육은 경기도 화성 캠퍼스에서 진행해서 오랜만에 출퇴근 버스를 탔다. 새벽 6시 30분경 기사님께서 운전해 주시는 버스를 타고 창가에 앉아 창밖을 30~40분쯤 바라보니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미생에 나오는 대사가 생각났다.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나보다 빠르다"                                        

드라마 "미생"에 나오는 대사다. 내가 미생을 처음 봤던 건 대학교 4학년시절 학교에 입시설명회를 온 모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말한 한마디 때문이다.

 

"미생 드라마 보셨어요? 제가 회사 생활을 해보니 미생에 나온 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더라고요"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나에겐 궁금증을 유발하는 한마디였다. 그렇게 미생이란 드라마를 보게 됐고 덜컥 사회생활에 있어 겁부터 났다. 그렇게 겁을 가진채 첫 번째 회사에 취업이 되었고 첫 출근을 해보니 다니고 있던 선배님들이 모두 미생 선배님이진 않을까? 걱정부터 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3년쯤 다니고 느낀 점은 "미생과는 많이 다르다."였다. 친절한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간혹 사람 때문에 힘들긴 했지만 미생이란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교육을 듣기 위해 화성으로 출근하며 창밖을 바라보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고 풍경도 구경하고 노래도 들으면서 정말 기분 좋게 출근했다.

 

"출근이라는 목적의 버스 여행"                                                     

나는 사실 평소에 출근하는 길이 달갑지 않다. 업무 특성상인진 몰라도 바쁜 날은 정말 8시간의 근무 중 20분도 자리에 앉아 있기 힘들 정도로 바쁘다. 이렇게 일하고 나면 퇴근하면 거의 녹초가 되어있고 나도 갓생 살기 프로젝트란 것을 하고 싶지만 도무지 힘이 나지 않을 정도로 쓰러져있다.(ㅎㅎ... 사실 핑계다. 그냥 쉬고 싶다)

 

교육이라곤 하지만 결국 출근이라 똑같지 달갑지 않은 마음으로 출근길에 올랐으나 노래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정말 여행이라도 하는 기분이 들었다. 화성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출근길이 정말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을 하고 8시 교육이 시작이지만 거의 40분 정도가 남아 식당으로 가 아침을 먹었다.

 

"역시 화성캠퍼스.."

 

평택캠퍼스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다.(내가 알기론 약 2016년도...) 그래서 건물 자체는 평택캠퍼스가 깔끔한 것 같지만 화성캠퍼스가 식당이던 카페던 조경이던 모든 게 평택캠퍼스를 압도했다. 평택캠퍼스에 없는 셀프라면기기까지....!!!

그렇게 홀린 듯 셀프라면 기기로 아침부터 라면을 먹은 후 교육 장으로 향했다. 역시 교육은 달콤했고 하루를 보상받는 기분까지 들었다. 그렇게 오후 3시쯤 되었을까? 나는 다시 퇴근 버스가 기대됐다.

 

"퇴근"                                                                                                 

퇴근이라는 단어 자체부터 설레는데 출근길에 느꼈던 여행이라는 기분을 또 느낄 생각 하니 벌써 기분이 좋았다. 교육이 끝날 때는 시험이 있었는데 사실 본업을 하면서 다 알고 있던 내용들이어서 시험은 가볍게 치고 바로 퇴근 버스로 향했다. 퇴근버스로 향하니 빨리 갔음에도 내가 타야 되는 버스에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그렇게 내가 탈 버스가 도착했고 사람 한 명 한 명 타다가 갑자기 버스기사님이 내 앞에서 버스 문을 닫았다. 사람이 많아 만차가 됐던 거였다.....

 

"하... 좀만 더 일찍 올걸"

 

다음 버스가 금방 오긴 했지만 "그래도 집에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버스를 올라타고 제일 앞자리에 앉았을 때 그제야 깨달았다. 차라리 이게 운이 더 좋았다는 것을!!!!

 

보통 버스를 타면 만차가 되면 옆자리에 사람이 앉기 마련인데 두 번째 버스라 그런지 자리가 여유롭였다. 한마디로 2자리를 혼자서 앉아서 편하게 퇴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봄의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다시 고속도로에 올랐고 지나가는 차, 꽃, 나무 등을 구경하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퇴근길의 자동차를 보니 모두 퇴근하는 것인지 자동차 마저 신나 보였다.

 

매일 치열한 출근길에 교육이라는 달콤함과 버스의 매력을 느끼니 내일 출근할 때부터 자차 말고 통근버스를 이용해야겠다 싶었지만 ㅎㅎ 나는 결국 다시 자차를 탈 거 같다.

 

"교대 근무는 잠이 너무 부족하거든... ㅠㅠㅠㅠ"

 

비록 다시 자차를 타게 되겠지만 자차를 탐으로써 버스의 소중함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도 즐거운 하루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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