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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이자 푸념

3년간의 교대근무

by 유배엥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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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찍은지 기억이안나는 바람개비... 대구였던거 같은데

 

나는 지금 직장에서 4년 차로 근무 중인데 4년 중 3년은 교대근무로 근무 중이다. 업무 특성상 교대근무를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입사를 했었다. 3년간 교대근무로 일하면서 느낀 장단점이 명확했다. 그중 가장 큰 장점이 야근이 없다는 것. 야근이 없다는 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말 엄청난 메리트인 것 같다.

 

1년 차의 오피스 근무

 

처음 입사했을 때는 바로 교대근무를 진행하지 않았다. 교대근무를 진행하면 바로 현업에 투입한다는 이야기인데 우리 팀 특성상 현업에 바로 투입하여 배우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고 1년 동안은 선배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거의 구경하는 과정이 다였다. 선배님들이 시키는 업무를 간단하고 위험하지 않은 일만 쳐내고 거의 data 정리만 하면서 1년을 보냈던 것 같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오피스업무답게 엄청난 야근을 자랑했다. 아침 8시에 출근하고 밤 9시 이후에 퇴근하는 날도 거의 한 달에 2주는 되었고 빨리 퇴근한다고 해도 보통 오후 7시쯤에 퇴근을 했다. 이때 개인 시간이 정말 없었고 누구보다도 빨리 교대근무에 투입하고 싶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신입시절이 훌쩍 지나갔고 그렇게 처음 교대근무에 투입했다.

 

첫 교대근무

사실상 평생 살면서 야간근무를 해본 적이 없다. 야간근무라고 해봤자 군대 전역 이후 3달 정도 했던 편의점 야간이 다였다. 나는 평생 건강상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었고 첫 직장에서 3~4년간 진행했던 건강검진에서도 항상 특이 소견이 없었기에 교대근무를 하더라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교대근무를 들어갔을 때 선배님들의 반응이 아직도 생각난다. 나는 야근에 질릴 대로 질려 얼른 교대근무를 하고 싶었지만 교대근무를 최소 5~6년 정도 한 선배들은 교대근무를 정말 그만두고 싶어 했고 무엇보다 건강상에 있어 문제가 있어 보였다.(실제 문제가 있던 건 아닌데 다들 그냥 피로에 절어있달까...)

 

처음 교대근무 1년간은 정말 행복했다. 빠른 퇴근과 정해진 업무 그리고 가장 큰 메리트였던 "개인 시간의 확보"였다. 첫 1년은 잠도 안 자고 회사에서 일만 쳐내고 개인시간에 몰두했던 것 같다. 그렇게 2년 차가 되었고 나에게도 문제가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교대근무의 단점

앞서 말했듯이 교대근무의 최대 장점은 바로 "개인 시간의 확보"였다. 교대근무를 진행하면서 나의 시간이 늘어남이 좋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근무 형태 변화에 따른 적응 시간 부족, 수면 부족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목디스크, 수면의 질 하락 등 신체적 문제점이 확연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최대 장점이었던 "개인 시간의 확보"는 나의 수면 시간으로 변해갔고 결국 잠 - 회사 - 잠 - 회사의 무한 패턴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3년 차가 되었을 때 드디어 문제가 터졌다.

 

23년 8월의 어느 날 밤 단순히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수면도중 나도 모르게 등~가슴의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고 호흡곤란의 상태가 찾아왔다. 좀 쉬면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시간을 보내봤지만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고 결국 응급실행으로 실려갔다.

 

의사에게 현재 증상을 말한 후 개인 검사를 이것저것 한 후 응급실에 누워있었는데 1시간쯤 지나고 의사가 들어오더니 바로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기흉입니다. 심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여서 위험한 상태이고 바로 폐에서 공기를 뺄 수 있는 응급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기흉이란 병은 알고 있었다. 어렸을 적 같은 고등학교 내에 걸린 친구들이 많았기에 단순히 마르고 키 큰 사람에게만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쐐기절제술이라는 수술을 받았고 회사는 약 한 달간의 병가를 신청했다. 이 당시가 나의 가치관의 터닝포인 트였던 것 같다.

 

"교대근무 빨리 그만둬야지... 평생 건강상에 문제가 없었는데 교대근무 이후로 피곤에 절여지고 기흉까지 걸린 것 같아..."

 

그럼에도 출근해야지

사실상 교대근무를 빨리 그만둬야지 마음만 가져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회사라는 입장에선 정해진 인력 pool내에 최적으로 돌리는 게 목표이고 내가 하기 싫다고 해서 안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흉 이후 좀 더 수면의 질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베개도 바꾸고 가습기도 사고(폐가 건조하면 안 좋다고 해서...) 최대한 많이 자두려고 노력도 하고 있다.

 

교대근무는 보통 5~6년 하면 끝나지만 언젠가는 나도 끝날 대를 대비해서 지금 컨디션을 최대한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평생 안 하던 운동도 시작했고 비타민도 챙겨 먹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출근해야지"

 

경제생활은 지속해서 해나가야기에 출근을 안 할 수는 없다. 그래도 현 상황에 나에게 맞는 수준으로 최대한으로 신경 써서 지내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내일도 난 출근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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