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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이자 푸념

손에서 멀어진 필름카메라 (Feat. 미놀타 X-700)

by 유배엥 202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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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 X-700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코닥 골드200)

 

취업을 하고 처음 가졌던 취미는 필름카메라다. 애당초 카메라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회사 동기형이 찍은 필름카메라 사진을 보다 보니 색감이 정말 예뻤다. 그렇게 뭔가에 홀린 듯 필름카메라를 구매했다. 나의 첫 필름카메라는 미놀타 X-700이라는 수동 필름카메라다. 출장 때문에 서울역에 간 적이 있었는데 서울역 근처 남대문로?? 근처에 필름카메라 매장들이 많다고 해서 짬을 내서 들렀고 사장님의 추천으로 적당한 가격이었고 당시 가장 인기가 좋았던 니콘 FM2 보다 저렴했기에 구매를 했다.

 

미놀타 X-700                                                                                     

2017~2018년쯤 처음 필름카메라에 빠졌을 때만 해도 필름가격이 3000원 수준이었다. 코닥 골드, 비스타, 후지 등 각각의 색감의 장단점이 있었고 필름자체가 저렴했기 때문에 골라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심지어 회사 선배들이랑 출장을 갈 때도 필름카메라를 챙겨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일을 하러 가는 건데도 철없이 필름 카메라를 챙겨가서 업무 중에 이런저런 사진을 찍었던 나를 좋게 봐주던 선배님들 한테도 너무 감사하다. 특히 한 선배님들 중 한 명은 나한테 본인이 집에서 안 쓰는 필름카메라를 선물해주기도 했다.(ㅎㅎ 고장이 나서 사용은 못하지만.... 전시용으로 잘 가지고 있다.)

 

첫 직장 선배님이 선물해주신 올림푸스 필름카메라

 

오토보이3                                                                                          

앞에서 말한 것처럼 미놀타 X-700은 수동카메라이고 아무래도 크기가 있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기에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그렇게 다시 홀린 듯 필름카메라를 알아봤고 자동 필름카메라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오토보이3를 알게 됐다. 오토보이3를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고 여기저기 찾아보는데 대부분 재고가 없었다.. ㅠㅠ 그러던 중 우연히 오토보이3 판매처를 하나 찾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구매를 진행했다.(꽤나 오래되어서 어디서 구매했는지는 정확히 잘 기억이 안 난다. ㅠ)

 

오토보이3와 제주도의 오설록 카페

 

오토보이3를 택배로 받고 바로 집 앞 공원에 나가 사진을 여기저기 찍었다. 정말 대만족이었다. 사이즈 자체도 미놀타 X-700보다 작았고 무엇보다 자동 초점이라니.!! 결과물 또한 미놀타와 개인적으론 거의 차이가 없었다. 카메라 자체에 플래시도 달려있어 야간에도 찍을 수 있었다. 

 

오토보이3 결과물 (집 앞 공원)

 

EOS5 필름카메라                                                                             

EOS5라는 필름카메라는 캐논의 필름카메라인데 필름카메라 계열의 거의 마지막 세대이다. 현재 CANON에서 나오는 풀프레임 사이즈와 거의 유사하고 생긴 것도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앞선 미놀타 X-700과 오토보이3를 가지고 있었지만 EOS5의 자동카메라도 가지고 싶었다.(생각보다 가격이 얼마 안 했다.) 가지고 싶은 이유는 당연 자동카메라이기 때문이었고 오토보이3보다 훨씬 상위 호환이기에 카메라 자체에서 노출량, 조리개, 셔터시간 등 조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카메라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구매를 하였다. 렌즈는 EF렌즈를 사용하는데(요즘은 거의 사용 안 함..) 인물 사진용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1.8 조리개 50MM를 구매했다.. 당시 거의 30만 원이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잘 기억이 안 난다.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인물사진용으로 들고 가서 같이 갔던 동기형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줬는데 결과물이 정말 좋았고 동기형도 많이 만족했다.(초상권 관련 사진은 풍경으로 대체...)

 

어느 한 카페의 옥상, EOS5

 

멀어진 필름 카메라                                                                          

멀어진 필름카메라라고 적은 이유는 단순 요즘 필름카메라를 찍지 않기 때문이다. 찍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필름의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올랐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3000원 수준으로 정말 재밌게 즐겼는데 요즘엔 1개에 15000원씩 한다.... 천천히 가격이 올라오는 과정을 눈으로 보다 보니 정말 비싼 취미가 되어버렸다.

 

다른 이유는 후지필름의 X100F를 구매했었다. 당연히 필름시뮬레이션 하나 때문이었고 거의 150이라는 거금을 주고 구매했었는데 2000 shot 정도 찍고 다시 중고로 판매했다. 판매한 이유는 필름 시뮬레이션이 있더라도 필름카메라의 감성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요즘 X100 시리즈의 인기를 보니 괜히 판 거 같기도 하다. 인기가 정말 어마어마하더라)

 

필름카메라의 가격 상승과 X100 시리즈의 인기가 상승하는 것을 보니 정말 레트로 감성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레트로감성에 빠져서 필름카메라를 이용했었고 AI가 발전하고 시대가 발전하면서 과거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제 필름카메라를 다시 찍을 날이 올까 하지만 나의 소중한 필름카메라들은 중고로 팔지 않고 쭉 잘 관리해서 소유할 예정이다.!!!!(흐흐... 나중에 GR시리즈 신제품 나오면 사야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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